우상숭배가 아니었다.
이미 진리를 터득한 인물을 나의 스승으로 삼은 것이다.

나는 자신에게 질문을 계속 던지기 시작했다.
"워런 버핏이 내 입장이라면 어떻게 할까?"

남들은 1990년대 말 기술주 거품에 휘말렸지만 나는 전혀 걸려들지 않았다.
버핏, 루안 커니프, 트위디 브라운처럼 침착한 투자가들의 영향권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상식 덕분에 나는 기술주 열풍에 말려들지 않았다. 

사람은 질투심에 사로잡히면 위험을 무릅쓰게 되는 듯하다. 금융시장에서 질투는 소리 없는 살인자다.
평소엔 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친구들이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된 기술주로 거금을 버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거품붕괴 직전에도 시장에 뛰어든다.
질투심이 끊어 오를 때에는 이 사실을 반드시 되새겨야 한다. 우리의 판단이 근본적으로 왜곡되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수 없기 때문이다.

옛날에 한 랍비가 말했다. "누가 강한 사람인가? 자신의 열정을 억제하는 사람이다."

쉐보레 세일즈맨 조 지라드 이야기가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지라드는 "당신을 좋아합니다"라는 글이 인쇄된 카드에 서명해서 기존 고객 수천명에게 정기적으로 보냈다.
그는 15년간 자동차 1만3001대를 판매하며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올라갔다.
치알디니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아첨에 경탄스러울 정도로 잘 넘어간다. 우리는 남들이 해주는 칭찬을 믿으려 한다."

모니시의 연례회의에 참석하고 뉴욕에 돌아온 나는 만년필을 꺼내어 그에게 간단한 편지를 흘려 썼는데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파브라이 귀하, 연례회의에 참석하게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덕분에 인생과 투자에 대해서 많이 배웠으며, 훌륭한 분들도 만날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가이 스피이어"

나중에 모니시가 말해 주었는데, 연례회의 후 편지를 보낸 사람은 나뿐이었으므로 그는 나를 뚜렸이 기억하게 되었다.
6개월 뒤 그가 내게 이메일을 보내왔다. 코네티컷주 그리니치 회의에 참석할 예정인데 만찬에 함께 하겠느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기꺼이 하겠다고 답신했다.
그날 모니시와의 저녁식사가 내 인생경로를 바꿔놓았다. 이후 워렌 버핏과 함께한 점심보다 더 바꿔 놓은 듯하다.

내가 보낸 편지는 모두 뜻밖의 행운을 불러다 주었다. 사람들에게는 편지가 시간낭비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복권에 당첨 될려면 일단 복권을 사야하며, 이런 복권은 공짜다.
어떻게 보면 이는 인생에 대한 가치투자다. 헐값에 산 물건이 언젠가 보물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버핏은 상냥하고 매력적인 인물이지만 자신의 판단을 흐릴 위험이 있는 외부 제안은 주저없이 거절한다.
그리고 기업의 경영진을 만나는 것보다도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고 판단하는 편을 선호한다는 말도 했다.

그는 자신을 가치투자자라고 당당하게 주장했고, 그래서 그를 고용하고 있었다. 나는 그가 동지여서 하늘이 준 이 놀라운 기회를 잡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는 감정을 전혀 다스리지 못하고 공포감에 휩쓸려버렸다. 그는 이제는 견딜수가 없었다.
지금 까지 펀드에 상당한 이익을 안겨주었던 똑똑하고 침착한 분석가조차 이런 상황에서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뜻이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부채는 경제의 흐름을 매끄럽게 해주는 윤활유다. 적정 수준의 부채는 경제에 보탬이 된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에게는 부채가 재앙을 부를 수 있다. 시장흐름과 반대로 가면 금전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버텨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금융위기 기간을 돌아보면 나는 감정을 잘 억제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내 심리는 매우 튼튼했으므로 강력한 압박에도 휩쓸리지 않고 잘 버텼다.
가치투자의 힘을 깊이 신뢰했던 것도 도움이 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가치투자 기법이 내게 효과적이었으므로 장기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믿었다.

이제는 나도 브리지 게임을 하듯이 불완전 정보를 바탕으로 숨어있는 사실을 추론한다. 브리지 덕분에 나는 어느 분야든 완벽한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는 일을 절대 알 수 없으므로, 확률추론을 할 수밖에 없다.

투자에도 이런 속임수가 있다. 예를 들어 회계 분야에도 속임수가 넘친다. 기업들은 종종 회계기법을 동원해서 숫자를 조작한다. 순진한 투자자들은 이런 숫자에 쉽게 넘어간다.

"누군가가 좋은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내면, 나는 더 좋은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낸다." 사람들은 머릿속에 처음 들어온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멍거가 지적했다.
먼저 떠오른 아이디어가 과연 더 나을까? 체스에서는 처음에 좋은 수가 떠올랐더라도 계속해서 더 좋은 수를 찾아보아야 한다.

가이 스파이어 투자원칙
1. 주가를 자주 확인하지 않는다.
2. 누가 팔려고 애쓰는 것은 사지 않는다.
3. 경영진과 면담하지 않는다.
4. 올바른 순서로 투자자료를 수집한다.    (투자 아이디어를 다른이의 긍정적인 설명을 듣기보다 먼저 열기와 감정을 제거한 객관적 문서로 직접 수집하라-전자공시)
5. 투자 아이디어는 사심이 없는 사람과 논의한다.
6. 개장 시간에는 절대 매매하지 않는다.
7. 매수한 주식이 폭락하면 2년 이상 보유한다.
8. 현재 보유한 종목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투자 점검목록
점검목록은 자신의 약점에 스스로 넘어가지 않도록 마음을 관리하는 도구이므로, 자신의 약점을 바탕으로 구성해야한다.

가이 스파이어 점검목록 사례
핵심 경영진이 판단력이 저하될 정도로 심각한 난관을 경험했는가?
이 경영진이 과거에 자기 잇속을 차린 적이 있는가?
생태계에서 상생을 추구하는 회사인가?
이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가치사슬 부위에서 변화가 발생하면 사업의 어떤 부분이 영향을 받는가?
예를들어 신용시장 상황이나 원자재 가격에 따라 매출이 위험할 정도로 변하는가?
이 종목은 절대기준으로도 싼가?
내가 미래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평가 했는가?
내가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투자하는 것은 아닌가?
예컨대 내가 도똑하다는 자부심을 느낄려고 사는 것은 아닌가?

지금 하는 말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므로, 아무리 뻔해 보여도 아주 명확하게 밝히겠다.

인생에서 올바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어디에도 없다. 그들은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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