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장 플레이어로 활동하는 동안 저는 주식, 선물, 옵숀, 외환 시장에 두루 걸쳐서 참으로 다양한 시장에서 매매를 했지만 그 중 어떠한 시장의 트레이더로 가장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단연코 주가지수 선물 트레이더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답할 것입니다.

 

주가지수 선물은 우리나라 전체 경제의 흐름을 반영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가치투자자들이 주로 하는 BOTTOM-UP APPROACH보다는 TOP-DOWN APPROACH를 통해 매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관점을 통해 시장과 경제, 그리고 시대를 바라보면 그 안에서 재미있는 현상들이 얽혀져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분명한 수익의 기회와 추세가 눈에 띄게 됩니다.

 

추세 추종자인 저로서는 이와 같이 거대한 흐름을 감지해내는 것이 언제나 최선의 관심사였고, 저의 모든 매매는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더더욱 이러한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 편의 글을 통해 저는 일단 시장의 역사 시리즈를 끝마치려고 합니다.

시장의 역사는 파고들면 한도 끝도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엑기스만을 실전 투자와 연관지어 설명해보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나머지 글에서는 앞으로 닥쳐올 시대의 흐름을 읽어보고 여러분들이 어떻게 해야 부를 기준으로 나뉘어지는 자본사회의 보이지 않는 계급 구조에서 상층부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7. 경제사조의 역사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를 지배하는 경제사조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경제의 큰 흐름의 밑바탕에는 언제나 이와 같은 경제사조가 깔려 있습니다.

 

15세기에서 18세기는 유럽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신대륙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곡물 경제에서 화폐 경제로 이행됨에 따라 '부르조아'라는 신흥 상업세력이 부상했던 시대입니다. 이와 같은 상업세력은 자신의 기득권을 보장하고 확장하기 위해 세금을 바치며 왕권과 결탁하였고 이에 따라 절대 왕정은 군대를 이용하여 상인들을 보호하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스페인이 신대륙 무역을 통해 큰 부를 축적하였으며 산업의 중심이 농업에서 상업으로 바뀌면서 자본주의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화폐경제, 보호무역주의, 식민지 개척 등이 국가 부의 기초를 이룬다는 사상이 널리 퍼져 있던 이 당시의 경제 사조를 중상주의(MERCANTILISM)라고 합니다.

 

한편 농업을 주 산업으로 영위하던 프랑스에서는 중상주의에 반발하여 농업이 자본주의 발전의 토대가 된다는 사상인 중농주의가 나타났는데 이러한 두 사상은 현대 경제학의 기초를 이루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의 자유 방임주의로 이어집니다.

 

애덤 스미스는 1776년 펴낸 저서 <국부론(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에서 인간의 이기심이 부 창출의 원동력이 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가운데 수요과 공급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모든 경제활동을 조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국부의 원천은 농업도 아니고 상업도 아닌 노동(LABOR) 그 자체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오늘날 경제학 교과서에서도 거론되는 부의 3요소 중 하나입니다. 애덤 스미스에 의하면 부의 최대 창출은 노동의 분업화와 효율화, 그리고 정부 간섭의 최소화를 통한 시장 경쟁체제의 구축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이러한 자유방임주의 사상을 통해 어떻게 영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당시 유럽을 지배하던 제국주의 사상과 맞물려 수요는 무한하다는 가정 하에 생산의 효율성 증대만 이 중요시되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생산 효율의 극대화가 이루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제한된 수요를 장악하기 위해 생겨난 불공정 경쟁과 독과점, 부의 양극화, 노동의 기계화, 그리고 사회복지의 저하 등의 문제점 또한 피할 수 없었습니다.

 

애덤 스미스의 자유주의 경제학이 종말을 맞이하게 된 계기는 바로 1929년 발생한 미국의 대공황입니다. 대공황은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자유주의 경제사조에 따른 무분별한 투자로 인한 초과공급을 피폐해진 노동 계층의 수요가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생산라인의 효율화를 통한 집중이 부의 분배 효율성을 저하시켰고 이에 따라 총수요가 총공급을 따라가지 못하자 기업과 채권 보증은행의 줄도산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때 자유주의를 대신할 새로운 경제사조가 등장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케인지안 경제학(KEYNESIAN ECONOMICS)입니다. 위 문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케인즈는 대공황의 발생 원인을 초과생산에 대한 충분한 소비가 없었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진단했습니다. 즉, 수요는 결코 무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라도 수요를 시장에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화폐를 시장에 공급하자는 얘기입니다.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케인즈의 조언을 받아들여 뉴딜 정책(NEW DEAL ACT)이라 불리는 대규모 재정 정책을 펼쳤는데 이를 통해 실업율을 낮추고 노동자의 소득수준을 높여 소비를 활성화시키려 했습니다. 동시에 독과점 체제를 제한하고 최소한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등 분배의 효율성을 달성하고자 했습니다.

 

자유주의가 생산 증대에 따른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대공황 이후의 케인지안 경제학은 분배에 따른 수요 창출에 노력을 기울였던 것입니다. 결국 케인지안 경제학은 경제의 다각화와 부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때때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수정 자본주의로 귀결됩니다.

 

케인즈의 정책은 실제로 대단한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미국 경기는 대공황 발생 3년 후인 1932년 저점을 찍고 반등하였습니다. 곧이어 세계 제2차 대전이 발발했고 이를 계기로 세계의 패권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그러나 케인지안 경제학 또한 영원하지는 않았으니 그 문제점이 가장 극명하게 붉어져 나온 사건이 바로 제 1, 2차 오일 쇼크(OIL SHOCK)입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961년 1월 회원국들의 원유 생산정책을 조정하여 유가 안정을 꾀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석유를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 지네끼리 뭉친 것이지만. 1973년 10월 이집트, 시리아와 이스라엘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을 때 미국이 이스라엘을 원조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자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9월 빈에서 열린 회의에서 유가를 70% 인상시키게 됩니다. 거기에 더하여 12월 테헤란 회의에서 유가를 130% 추가인상함으로써 유가가 2달러 50센트 부근에서 10달러까지 폭등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는 물가와 실업율이 동시에 증가하는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빠지게 됩니다.

 

이란의 회교 혁명 후 1979년 OPEC은 또다시 유가를 30달러가 넘는 수준으로 올림으로써 제2차 오일쇼크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다시금 세계를 불황에 빠트립니다.

 

경기가 불황에 빠지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봅니다.

하나는 총수요가 감소함으로써 발생하는 경기불황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총수요가 감소하게 되면 전반적인 물가는 떨어지면서 실업율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럴 때 정부는 경제에 총수요를 공급함으로써 불황을 타계할 수 있다고 본 것이 바로 케인지안 경제학입니다.

다른 하나는 총공급이 감소함으로써 발생하는 경기불황인데, 바로 오일쇼크로 인해 생산원가가 폭등하여 생산주체들의 생산량이 감소했던 시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되면 물가는 도리어 증가하는 와중에 실업율이 증가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불황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만일 케인지안의 주장대로 이러한 상황에서 재정확대 정책을 펴서 유효수요를 증가시키면 물가가 더욱 올라가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반대로 물가를 낮추기 위해 긴축정책을 펴게 되면 물가는 잡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경기침체가 악화되지여. 케인지안 경제학으로는 스태그플레이션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됩니다.

 

바로 이때 프리드만과 하이에크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가 등장하게 됩니다. 신자유주의는 근본적으로 과거의 자유방임주의로의 회귀를 의미하나, 고전적 자유주의와 다른 점은 시장의 완전무결함을 주장하지는 않으며 단지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볼 뿐입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망할 기업은 망하게 놔두고 우선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 근본 원인이 물가 상승(즉 임금상승에 따른 김업의 이윤 감소)에 있으므로 물가를 잡아야 시장이 원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본 것이지여.

 

일반적으로 신자유주의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며, 감세정책, 공기업 민영화, 복지정책 축소 등을 주장합니다. 또한 무역장벽을 개방하여 자본 이동의 세계화를 이룩하는 것이 시장의 효율성을 증대시킨다고 봅니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기본적으로 대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에게는 불리합니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는 부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모든 현상을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하는 물질 만능주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자유주의 사조의 중심에는 미국과 영국이 있었는데 각각을 지칭하기를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대처리즘(THATCHERISM)이라고 합니다.

 

1980년대 미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1,2차 오일쇼크의 영향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수요위축, 그리고 고금리에 따른 경제 성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일본 기업의 부상으로 미국 제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었고 저축대부조합의 파산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일어났습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로널드 레이건은 신자유주의 사조를 도입하여 사회복지 정책의 축소와 노동법 수정을 통해 노조 결성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감세 정책과 더불어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레이건은 특히 감세가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래퍼의 주장을 받아들였는데, 래퍼는 세율이 적정수준을 넘으면 도리어 조세수입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관계를 나타낸 곡선을 래퍼 곡선(LAFFER CURVE)이라고 하며, 아래와 같습니다.

재 미있는 점은 감세정책이 경기 회복에는 분명 도움을 주었으나 래퍼 곡선이 예측한 것과는 반대로 세수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감세 정책의 대부분이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집중되고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에는 그 혜택이 미미하여 실효세율은 도리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설비투자 증가율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고 가계 소득 증가효과 또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이에 따라 재정적자가 확대되었고, 물가 안정 조치로 인해 달러 강세가 되자 무역적자 또한 확대되어 쌍둥이 적자의 시발점이 됩니다.

 

한편 영국의 마거릿 대처는 1979년 집권 이후 심각한 재정적자, 물가상승, 그리고 노동운동을 잡기 위해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하게 됩니다. 대처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지출을 삭감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사회복지기관에 근무하는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었으나 기업 경쟁력은 강화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1980년부터 84년까지는 네 차례에 걸쳐 노동법을 개정하여 부당한 파업으로 피해가 발생하였을 시에 노조 측에 책임을 묻는 법안을 통과시킵니다. 또한 소득세를 줄이고 간접세를 늘렸으며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하였습니다. 결국 실업율은 크게 증가하였으나 금융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증가와 대기업의 성장으로 영국의 국제 경쟁력은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결과적으로 고소득 계층의 세금이 줄어들면서 소비를 자극하는 효과를 보였고, 이에 따른 경기 회복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사회복지 정책의 축소, 노동자 복지의 감소 등으로 인해 부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신자유주의는 1980년대 이후 전세계로 퍼져나가게 되는데 이는 대체로 이러한 사조를 도입한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으며 대개는 선진국들의 수출 증가를 위한 무역장벽 개방을 위한 구실로 사용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신자유주의의 파급은 글로벌 경제간 양극화 현상 또한 촉진시키게 되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사조가 중요한 이유는 현 이명박 정부가 신자유주의 모델에 상당히 충실한 정책을 펴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과거 레이건 시대의 미국 증시가 어떻게 각종 정책과 맞물려 돌아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우리 증시의 모습 또한 점쳐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글로 미루도록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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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간 분석(INTERMARKET ANALYSIS)을 통해 애널들에 의해 자주 거론되는 야그가 있지여?

바로 미국 다우 지수의 1960년~1980년대의 모습과 우리나라 코수피의 1985년~2005년의 모습이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이져..

 

이를 두고 일부 애널들은 다우가 1980년대 이후 1000포인트를 뚫고 20년 사이에 1만 포인트까지 다다른 것처럼 우리 증시 또한 차후 이러한 대폭발을 경험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합니다.

과연 애널들이 말하듯이 차트의 모양새가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 증시가 미국의 과거 20년을 그대로 답습할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여? 그렇게 믿을 수 있는 이유에는 단순한 차트의 유사성 외에 무엇이 있을까여?

 

8. 레이거노믹스와 MB노믹스

 

앞선 글에서 레이거노믹스의 정책과 현재 이명박 정부의 정책 사이에는 유사점이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물론 대운하 건설과 같은 대규모 토목 건설을 시행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계획은 전혀 신자유주의적이 아니었고, 도리어 케인지안 식의 경기부양책에 가깝지만, 그 외 기업과 금융권에 대한 규제완화, 감세 정책, 공기업 민영화 등은 어느 정도 신자유주의적 사조를 따르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일단 실물 경제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레이건의 정책은 반은 성공했고, 반은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 유가 급등으로 인한 고물가와 그로 인한 고금리, 저축대부조합의 파산 등으로 인한 신용경색을 타계하기 위해 레이건이 우선적으로 취한 조치는 시중의 통화량을 확대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레이건은 기업의 투자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감세정책과 각종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를 실시했습니다.

 

금리가 통화량 공급 확대에 의해 하향 안정화되었고 이와 함께 물가도 안정되었다는 점은 당시 불황을 일으켰던 근본 원인을 해소시켰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감세 정책이 애초부터 의도했던 만큼의 성공을 거두었는가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1981년 레이건 정부는 경기회복감세정책(ECONOMIC RECOVERY TAX ACT)을 통과시키지만 감세 혜택은 모든 기업과 소득층에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기업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감세 혜택에 의해 주로 수혜를 본 것은 대기업이었고 중소기업은 감세에 의한 혜택에서 소외되었기에 미국 기업의 평균 실효 세율은 감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감세로 인한 기업의 설비 투자 증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아야 합니다. 가계의 측면에서 보아도 감세 혜택은 주로 고소득층에게 저소득층에 비해 2배 넘게 돌아갔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전반적인 소득계층의 소비진작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1982년에서 1983년까지 미국의 실업율은 9~10%에서 정체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1984년 이후부터는 실업율이 8% 이하로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것이 과연 감세 정책에 의한 효과인지 아니면 낮아진 물가, 달러 약세, 그리고 저금리로 대표되는 3저 현상에 의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 경제 또한 3저 현상에 의해 큰 혜택을 입었는데 수출비중이 높았던 우리 경제는 드라마틱한 기업실적 개선을 보이면서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유동성과 맞물려 폭발적인 트로이카 장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때 트로이카 중에서도 증권주의 폭등은 역사에 남는 기록으로써 3년간 대신증권은 7배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지여.

 

원래 야그로 돌아오면, 이러한 감세 정책에 대한 대가로 미국 재정적자는 레이건 정부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후에 클린턴 정부 때 약간 감소하다가 다시 부시 2세가 정권을 잡으면서 계속 증가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전체 GDP 대비 국가부채는 70%에 달하고 있습니다. 

 

다만 레이거노믹스가 증시에 끼친 영향력은 상당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와 감세정책이 초래한 결과는 자본의 대형화와 활발한 M&A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분명 증시 상승을 부추긴 하나의 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증시 상승의 또 다른 축을 얘기하자면 그것은 금융권에 대한 규제 완화입니다. 레이건 시대를 기점으로 하여 대형 투자은행들 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금융공학을 이용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이때를 계기로 나타나 최근의 서브프라임 사태에 이르기까지 캄브리아기의 대폭발을 보여주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금융산업의 과열과 투기열풍이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지만..) .

 

이 모든 현상은 전통적인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금융 및 서비스 산업 위주의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이끌어냈습니다. 즉, 미 경제의 주역이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 바뀌었다는 것이지여.

 

자, 그럼 이제부터가 정말로 중요한 파트져?

우리나라의 상황은 레이건의 시대와 얼마만큼 유사하고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은 우리 경제와 증시에 어떠한 파급 효과를 가지게 될까여?

 

실물 경제의 측면에서 본다면 이명박 정부의 소득세 인하 정책은 레이건 때와 같이 세수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될 경우 사회보장 및 복지 부문에 대한 재정지출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국가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채권 공급이 늘어나면서 금리는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고금리로 인해 기업 투자는 감소하게 될 것인데 이에 따라 실업율은 증가하여 가계 소비는 줄어들고 이미 불어날대로 불어나 있는 가계 부채 상황은 더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지여.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금산 분리 완화와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에 의해 대기업들의 확장이 시작될 것이고, 잇따른 공기업 민영화는 알짜배기 공기업에 대한 대자본들의 M&A 열풍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자통법의 통과를 비롯한 각종 금융규제 완화는 과거 미국과 같이 대형 투자은행들이 생겨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줄 것이고 선물 거래 시간이 24시간으로 확장되고 국내 주가지수 선물이 미국 선물 시장에 상장되는 절차가 일어나면 거대한 외국자본이 국내 파생시장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 또한 이러한 조류를 모를리 없으므로 전통적인 설비 투자보다는 M&A 시장에 자본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대비해 대기업들은 미리부터 직접금융(특히 주식시장)을 통해 자본 조달을 꾀할 가능성이 큽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있을 M&A 열풍에 대비하여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아마도 차후 몇 년간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산업의 급격한 발전이 일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거대자본이 금융시장으로 집중될 듯 합니다. 물론 이러한 조류에 편승하는 고소득층들의 포트폴리오 재편 또한 일어날 가능성이 큰데, 비정상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던 부동산 대신 금융 자산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요약하자면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 또한 과거 미국과 같이 부의 양극화와 함께 거대 금융 자본의 탄생을 목격하게 될 듯 합니다. 때 마침 글로벌 경제 위기를 통해 전세계적인 금리 인하 공조 체계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시중 통화량이 엄청나게 팽창하였으나, 이러한 자본은 미국과 유럽의 선진시장보다는 아시아 시장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분도 최근 목격했다시피 아시아 시장이 선진 시장 대비 강세를 보여줌으로써 개투들을 의아하게 했을 텐데, 어쩌면 이는 글로벌 자본의 대이이 일어나고 있다는 단서인지도 모릅니다. 특히나 최근의 강력한 외국인 매수세금융주들의 폭발적 상승은 이러한 시나리오를 꿰뚫은 외국 자본세력이 우리 시장으로 공격적으로 침투해 들어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다음 글에서는 시장의 역사 시리즈를 마무리 지을 주제로 최근의 서브 프라임 위기를 필두로 한 세계 질서 개편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재조명해보고, 개투들이 격동하는 현 시대에서 어떻게 해야 새로운 부의 물결에 편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P.S. 이 모든 시나리오는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므로 이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여 무리한 투자를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모든 투자 판단은 결국 개개인의 몫임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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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독식'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시지여?

언제나 그렇지만 다수의 경쟁 구도가 성립하는 체제에서 일부의 몰락은 살아남은 자들의 이득으로 귀결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기존 체제를 뒤흔드는 강력한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질서를 개편하는 전환점이 되기도 하며, 살아남은 자들의 패권 다툼을 불러 일으키게 됩니다.

 

서브프라임 사태는 벌써 2년 가까이 주식 투자자들을 괴롭혀 왔습니다.

설마 설마 하면서 지켜보는 와중에 미국의 전통 있는 투자은행들의 몰락이 일어났고 이로 인한 급격한 신용 경색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경기 불황을 야기시켰습니다.

 

일부는 최근의 사태를 과거의 대공황에 비견하기도 하며, 신용 확장과 수축 사이클의 측면에서 바라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경제사가들의 논평이 마무리되지 않은 서브프라임 사태를 자세히 논하는 것은 제 능력을 벗어나는 것이기에 서브프라임 사태 그 자체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미 시중에는 이 거대한 버블 붕괴에 대한 서적들이 넘쳐 나고 있으므로 서브 프라임 사태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그러한 서적들을 참고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현재 궁금한 것은 이것입니다.

'현재는 위기인가? 아니면 기회인가?'

 

9-1. 변화의 조짐들

 

2008년 말, 미국 유수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베어스턴스(BEAR STEARNS)를 필두로 하여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 메릴린치(MERRYL LYNCH), AIG가 줄줄히 파산하면서 글로벌 경제는 급격한 신용 경색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가장 어이 없었던 것은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해야 하는 미국 1위 보험사인 AIG가 다른 투자은행의 대열에 합류해 다양한 파생상품 거래를 하면서 엄청난 손실을 키웠다는 것입니다.

 

2007년 있었던 주가, 유가, 원자재, 부동산의 동반 급등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이러한 투자은행들의 투기적 거래에 의해 촉발되었음이 밝혀졌고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전세계를 휘어잡던 미국의 거대금융자본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를 메울 새로운 자본이 형성될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자산을 크게 3가지로 구분하자면, 민간펀드, 국부펀드, 외환보유액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S)인 데, 국부펀드란 정부가 외화자산을 재원으로 하여 외환보유고와는 별도로 운용하는 투자기구로써 주식, 파생상품을 포함한 금융상품 뿐 아니라 M&A, 사모펀드와 헤지펀드에도 투자하는 등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자산운용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08년 발간된 모건 스탠리 보고서에 의하면 국부 펀드가 세계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07년 기준으로 국부 펀드의 비중을 살펴보면 오일달러(OIL DOLLAR)로 대표되는 아랍 에미리트와 사우디의 국부 펀드가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 절반의 절반을 중국과 싱가포르가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전체 국부 펀드의 절반을 중동과 아시아가 차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중 동의 국부 펀드는 2008년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을 통해 부를 축적하였고 중국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차후로도 플러스 성장을 계속해나갈 전망이어서 국부 펀드의 규모 또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의 금융 위기로 기축통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띄었지만 이미 실질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내려온 미국의 금리로 미루어 볼 때 달러 가치는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이 됩니다. 물론 금리 인하 공조가 전세계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금리 인하 그 자체가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원인이 되지는 않으나, 달러 조달 비용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신용위험이 안정되어 위험자산 선호도가 증가하고 미 국채 수익률의 매력도가 떨어지면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증가하여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하여 유동성을 공급할 수 없게 된 미 정부가 장기 국채 매입을 이용해 통화량을 증가시키는 양적 완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때 차후 달러 약세 전환을 점쳐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세계 각국의 정부는 외환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고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인 신흥국들은 이러한 외환을 상당수 국부 펀드의 형태로 운용하려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거대한 자본이 중동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형성되면 현재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각종 금융기관에 대한 공격적 M&A로 발전할 지도 모릅니다. 즉, 대주주의 지분 변동이 극심해지면서 기존 금융권의 세력판도에 적지 않은 변동이 있을 전망입니다.

 

국부 펀드의 성장과 금융 시스템의 변화 외에 진행되고 있는 변화들 중에는 또한 주도 산업의 변화를 들 수 있겠습니다. 과거 신경제(NEW ECONOMY)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버블은 꺼졌지만 구경제에서 신경제로의 전환은 끝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고령화사회로 들어서면서 질병 퇴치와 생명 연장에 대한 연구 수요가 늘어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바이오 산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일고 있습니다. 또한 유가 변동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잠재적 불안정성을 타계하고 원유 고갈에 대비하기 위한 대체에너지 산업녹색혁명이 라는 기치 아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자본이 차후에 이와 같은 대의명분을 가지고 이러한 섹터에 집중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개막을 알리듯 우리 증시에서는 알앤엘 바이오가 6개월만에560원에서부터 현재까지의 고점을 기준으로 하면 12,750원까지 20배 넘는 폭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외에도 최근 대체에너지 및 환경 테마들이 들썩거리는 모습을 연출하며 코스피 대비 코스닥이 크게 선전하였습니다.

 

대체에너지 산업에 대해 사견을 첨부하자면, 그것은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거대한 산업으로 변모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고적부터 인류의 전쟁은 언제나 식량과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이루어졌고 오늘날에는 그러한 전쟁이 교묘하게 정치와 금융의 형태로 위장되어 있지만 그 본질은 바뀐 것이 없습니다.

 

중동만 살펴보더라도 그들이 세계무대에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원유 때문입니다. 현대 산업의 대부분은 원유를 바탕으로 하여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 거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중동이 부를 쌓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랬기에 미국은 오래 전부터 그토록 산유국들을 차지하기 위해 군침을 뚝뚝 흘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원유 고갈 사태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고 지구 온난화, 오존층 붕괴 등의 환경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 국부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풍력 에너지, 태양광 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며 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과 대규모 투자의 성과가 가시화될 무렵이면 새로운 딸림 산업이 무수히 생겨나면서 장기적으로 거대한 신산업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또한 21세기를 살아나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미래를 위한 강력한 비전이 될 수가 있고, 이는 지금껏 제가 시장의 역사 시리즈를 통해 누차 반복해 언급했듯, 시장 참가자들을 사로잡는 새로운 개념과 패러다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공공연하게 친환경 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고 심지어는 자전거 산업 육성에 대한 언급까지 하고 있는 것은(^^;;;) 우리 정부 또한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부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눈여겨 봐야 하는 또하나의 거대한 조류는 바로 중국의 부상입 니다. 과거 중국은 세계의 생산공장, 미국과 유럽은 세계의 소비 시장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선진국들의 경제가 과도한 투기열풍으로 폭싹 주저앉게 되었고 이로 인한 정부, 기업, 그리고 가계라는 3대 부문의 부채 확대는 소비의 급격한 위축을 가져오면서 중국의 지속적 성장성에 의문을 품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조금은 달리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이 열심히 소비를 하고 중국은 X빠지게 생산을 하여 수출을 하는 동안 미국은 적자를 쌓아간 반면 중국은 지속적인 무역수지 흑자를 이루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국부 펀드를 언급하면서도 살펴보았지만 이미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 상당한 수준이며 중국이 차후 이를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따라 중국은 세계의 생산 공장으로만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국은 이미 4조 위안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러한 경기 부양책은 철도.항만과 같은 인프라 구축에 80% 정도 집중되어 있고, 이중에서도 30% 정도를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산업이 전체 국가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부동산 산업이 호전되면 이로 인한 부의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거대한 경기 부양책은 인접 국가들의 산업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서 그 효과는 중국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들로 확산될 것이 분명합니다.

 

결국 중국 내수 산업의 발전은 대중국 시장을 개척하려는 인접국들의 열기를 고조시키게 될 것이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국 시장의 점유율 확대와 무역 수지 증진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의 엔고 기조는 우리나라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중국의 유동성은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는데 2009년만 하더라도 중국의 대출액은 10% 가까이 증가하였고, 통화승수 또한 크게 증가하는 국면에 있습니다. 이에 더해 만일 차후 위에서 언급한 시나리오대로 달러화가 약세 기조로 들어서면 위안화는 상대적인 강세를 띄게 되어 세계시장에서 중국의 소비 및 투자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그 증거로 이미 중국은 외부 효과에 의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호주를 대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며, 그 중에서 주목할 만한 투자는 호주의 자원채굴 광업 전문업체인 리오틴토(RIO TINTO)의 지분을 141억 달러를 들여 9.0%나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중국 정부는 앞으로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에너지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듯 합니다.

 

9-2. 시세 속에 나타나는 글로벌 자본 이동의 단서들

 

저는 추세추종자입니다. 제 아무리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가 그럴듯 하고 실현 가능성이 높다 하더라도 실제로 시세 속에서 자본이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증거를 포착하지 않은 채 불확실한 추세를 기다리며 보초서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을 볼 때 분명히 자본은 선진증시에서 아시아의 신흥국 증시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선진증시에서는 최근 주가가 저점을 붕괴시키며 무너지다가 겨우 반등하는 모습이나 아직까지 하락추세선을 돌파하지는 못하는 모습입니다

그에 반해 아시아의 신흥국 증시를 보면, 주가는 모두 저점을 사수하며 쌍바닥을 만들었고, 하락추세선을 돌파하는 강력한 반등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이제 글로벌 증시는 조정을 통해 눌림목을 주어야 하는 지점인데, 그 눌림목에서 어떠한 섹터의 어떠한 종목을 편입하여 다가올 증시 폭발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것인지에 우리의 관심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즉,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현재의 국면은 오르는 종목을 추격 매수할 시점이라기 보다는 대세의 출발점을 확인한 상태에서 눌림목을 기다리며 차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강한 종목들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등 장기 전략을 구상할 때입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세를 추종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봅니다. 글로벌 경제와 시장은 너무나도 다양한 요인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고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작은 입력에도 출력은 크게 증폭되어 나타날 수 있고(소위 '나비효과'라고 하지여) 우리가 미처 예측치 못했던 요인이 의외로 시장에 강한 타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세의 흐름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그러한 시세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심도 있는 시장 읽기를 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글은 시장의 역사 시리즈의 마지막 글이 될 것입니다. 그 글에서 왜 우리는 현재 한국 시장을 주목해야 하며, 우리 시장 속에 잠재하고 있는 기회와 리스크 요인들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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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대망의 마지막편입니다. ^^

 

10. 한국의 주식시장

우 리나라 증시의 월봉 그래프입니다. 제가 97년부터 이곳에 있다가 2009년에 이곳을 떠났으니, 자그만치 12년이란 세월을 시장과 함께 숨쉬고, 시장과 함께 열광하고, 시장과 함께 슬퍼하였네여. 그런데 그 세월이 그저 한 장의 그림 속에 나타난 산맥들에 불과하단 생각에 묘한 웃음이 나옵니다.

 

제가 시장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이곳에 계셨던 대선배님들 앞에서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이 못내 쑥쓰럽지만, 제 나름대로 시장의 역사를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으니 귀엽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우리 증시는 월봉 그래프 상 120개월 이평선의 지지를 받고 튀어올랐습니다. 현 주가 위로는 20개월 이평선이 버티고 있어서 일단은 그 근방에서 저항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현 국면은 추격매수해야 할 국면이 아니라 준비해야 할 국면입니다.

 

직접 투자를 하는 개투들에게 있어서 이번은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금융시장은 이제 개투들이 따라가기에는 너무 복잡해집니다. 빈부의 격차는 심화될 것이고, 금융자본은 더욱 대형화될 것이며, 시장은 점차 효율적이 될 것이고 또한 잔인해질 것입니다. 파생시장에 뛰어드는 기관은 온갖 종류의 금융공학적 지식들로 무장하여 덤벼들 것이고 세계 최고의 두뇌들이 만들어낸 트레이딩 시스템들이 대격전을 펼칠 것이며, 생각지도 못했던 상품들이 증권화되어 유통되고 다시 조합되어 유통될 겁니다.

 

주식시장 속에는 2개의 시장이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 눈에 보이는 시장으로 우리가 HTS를 통해 매일매일 들여다 보는 시장입니다. 이 시장의 설립 목적은 개투들의 돈을 등쳐먹는 겁니다. 그것 뿐입니다. 다른 하나의 시장은 M&A 시장입니다. 개투들은 관심도 없고, 대형자본들만이 관여할 수 있는, 주식이 정말로 기업의 소유권으로 거래되는 시장이죠.

 

여태껏 우리의 주식시장에서 M&A 시장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증시 개방이 되기 전까지는. 하지만 이제는 주식이 실제로 기업의 소유권으로 거래되는 시대가 열릴 겁니다.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큰손들의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그 거래비중이 크게 확대되면, 새로운 시장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들은 도태되고 말겠죠.

 

이명박 정부가 왜 신자유주의 사조를 도입하여 자본의 집중과 대형화를 꾀하고 있는 것일까여? 답 은.. 현재 상황이 그럴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서민들만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를뿐, 이미 우리 경제의 큰손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짐작하며 오래 전부터 물밑작업을 벌여왔고 현재는 모든 준비를 끝마친 상태입니다.

 

퍼즐 조각을 한번 스스로 끼워맞춰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전 글들을 통해 힌트를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코스닥 테마 장세. 바이오, 대체 에너지, 녹색 성장을 앞세워 천정부지 치솟았던 잡주들. 그러한 잡주들을 거래하면서 머니 게임을 했던 기관들. 쏟아졌던 유증 물결...

 

선진 시장 대비 이머징 마켓의 강세. 거대기업들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금산 분리 완화. 자통법. 선물 시장 24시간 체제로의 전환.

 

환율 폭등과 외국인 매수전환과 뒤따른 환율 안정. 엔고. 중국의 대규모 내수 진작책. 위안화 절상.

 

예전의 우리나라는 미국 눈치만 잘 보면 되었습니다. 미국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우방국이었고, 성조기는 언제나 태극기 옆에서 함께 펄럭였으며, 우리의 가장 큰 수출대상국은 미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미국, 중국, 일본 사이에 끼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경제 발전 뿐 아니라 외교에도 그 못지 않은 신경을 써야 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모든 힘의 근본은 완력입니다. 다시 말해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힘은 남을 쥐어패고 죽일 수 있다고 위협하는 거져. 미국은 아직 그걸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 우리는 중국과 일본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세계 경제의 트렌드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여?

글로벌 파워 게임의 판도는?

 

자원은 어디에 있고 돈은 어디에 있을까여?

달러는 기축 통화의 위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여?

대규모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빚어낼 결과는?

 

상품 시장. 외환 시장. 주식 시장. 채권 시장. 부동산 시장. 파생 시장.

이 중 앞으로 규모가 확대될 시장은?

 

여러분. 죄송하지만 저는 답을 모릅니다.

그 판단은 여러분에게 달려 있답니다. 우리의 눈 앞으로 다가온 마지막 버블... 서두르지 마시고 차분히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시장의 역사 시리즈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 고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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